“비건 ‘핵무장’ 언급에 일본 내 불쾌감”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 성과 확신 없는 듯

<기자>북한이 9일 그 동안 미뤄왔던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서인데요, 마키노 위원님,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앞으로 협의를 통해 정해질 전망이지만 이 달 하순께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듯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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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가장 중시하고 있는 (협상) 상대방은 트럼프 대통령이니까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실무협상에 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듯합니다. 다만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가 북한의 정권수립을 기념하는 9∙9절 이후에 나왔습니다. 9∙9절 이전에 발표해도 되는데 안 했던 이유는 역시 북미 실무협상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했다면9∙9절 이전에 ‘실무협상을 한다’고 (북한 내부에) 선전해도 되는데 실무협상에서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기대치를 높이지 않도록 9∙9절이 지난 다음에 발표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는 결국 미국의 태도가 크게 바뀐 건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겠죠?

마키노 요시히로: 네, 폼페이오 장관은 계속해서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는 재제완화는 없다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북한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 단거리 미사일 협상 대상 아니라는 점 분명히

<기자> 그런데 북한은 최 제1부상의 담화 발표 7시간 만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쐈습니다. 실무협상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에서 북한의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그러니까 북한이 원하는 구도로 협상하고 싶다는 뜻이지요. 무슨 말이냐면 단거리 미사일은 북미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봅니다. 실무협상이 열려도 단거리 미사일은 포기하지 않고 북미 간에 협상할 대상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는 말이지요. 아시다시피 일본과 한국은 그렇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일단 한국, 일본과 미국을 이간시키고,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북한이 최소한 개발할 수 있다는 그런 상황 아래서 실무협상을 하고 싶다, 기정사실화를 시도했다고 그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나 안보 문제 보다는 북미관계 개선이 자신의 정치적인 성과를 내는데 관심있다고 북한이 믿고 있기 때문에 그 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거죠.

<기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주말 북한에 협상 재개를 잇따라 촉구하면서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모든 나라가 스스로를 방어할 주권을 가진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자위권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라 주목받았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의도였다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물론 폼페이오 장관은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건 변함없다고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핵보유를 묵인한다는 의미는 아니지요.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하기 이전에는 제재해제가 없다고 되풀이해왔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유엔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생각은 없을 것 같구요. 실제로 미국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신 북한에 대한 양보로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구요. 예를 들면 북미가 상호적으로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거나 그런 제안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의 태도변화에 미국의 이런 유화적인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 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는 요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최 제1부상도 실무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미국이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하지는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는 안심하고 있기 때문에 협의에 응하겠다고 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도 미국쪽에서 크게 양보하지 않을 거라고 북한도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일단 실무협상을 하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이니까 최소한 북미 정상 간 신뢰유지만 할 수 있다고 하면 최소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무협상 잘 진행 안 돼도 북한은 손해 없어

<기자> 최 제1부상은 다만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미국이 들고 나와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듣기에 따라선 여전히 미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걸로도 느껴지는 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은 일단 핵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체제보장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경제적인 이익을 원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재완화는 어려우니까, 연락사무소도 북한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제안도 아니고, 북한은 이미 클린턴 행정부 때 개설에 합의했던 연락사무소를 거부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김 위원장이 올 해 신년사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를 인정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실무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북한 쪽에 손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실무협상은 잘 진행되지 못하니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만나야 한다는 그런 인식이 미국 쪽에서 확대되면 북한은 목적을 달성하는 거라고 봅니다.

“트럼프, 본인 입으로 ‘실망’ 말한 적 없어”

<기자>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인내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실망했다고 얘기하지 않는 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북미협상, 북미외교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없어지면 그건 그야말로 스스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대북협상이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거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협상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북미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저는 봅니다.

<기자> 북한의 태도를 보면 시간이 여전히 자신들의 편이라고 여기는 듯한데요, 과연 시간을 끌면 북한에 유리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장기적으로 보면 살아갈 수는 있다고 봅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제기구 관계자의 말을 들어 보면 평양 이외 지방도시라도 시장의 식량가격은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의 최소한의 생활은 문제가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건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김 위원장이 계속 선전해왔던 큰 경제성과를 얻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하니까 핵을 보유하면서 체제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 경제발전은 그 다음에 중요한 과제지요. 따라서 북한은 핵보유를 시정사실화 하는 데 애쓰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제적인 성과를 얻어내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데 비건 대표는 지난 주 강연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고와 함께 중국을 향해 북한을 더 압박해 달라는 의미로 읽히는 부분인데요,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핵화 협상이 진행중인 과정에 핵확산 가능성을 언급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오히려 그런 정도로, 지난 주까지 비건 대표가 실무협상을 열지 못하는 초조감이 있었다는 걸로 해석합니다. 그러니까 비건 대표도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을 지 (북한의 발표) 직전까지 확신이 없었다는 말이지요. 그 정도로 (의견 교환이 없으니까) 실무협상이 열려도 큰 성과가 없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비건 대표와 최 제1부상 사이에 신뢰관계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실무협상이 열리더라도 어려운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한다는 정도, 뭐 그런 합의가 이뤄지면 최상의 결과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언제 비핵화를 마무리할지 그건 오리무중인 상태가 계속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에서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이 언급된 셈인데, 일본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일본의 안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는데 다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일본은 유일하게 원폭피해를 당한 나라여서 핵무장을 선택한다는 건 당연히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닙니다. 그런 (원폭피해국인) 동맹국에게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는 건 예의가 아니고 동맹에 절대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수도 있구요. 일본은 북한의 계속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도록 강하게 미국에 요구해왔는데 미국이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을 알고 있으니까 북한도 (계속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때문에 미국에 불신감을 갖기 시작했는데 비건 대표가 핵무장 같은 얘기를 한다고 하면 미국과 일본 간 동맹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Source: rfa_rss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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