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베트남 ‘도이모이’ 초기단계와 유사”

앵커 : 현재 북한의 상황이 베트남, 즉 윁남의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개방 이후의 인권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가 24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중국과 베트남 즉 윁남, 체코 즉 체스까, 폴란드 즉 뽈스까 등 해외의 체제전환 전문가들은 자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기 위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박은주 고려대 연구교수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즉 윁남이 1986년 이른바 ‘도이모이’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시장경제요소를 도입해 개혁개방의 길을 택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20여 년 동안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했지만 경제제재를 해결하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군 유해송환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제재 해제와 국교정상화까지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면서 북한이 단기간에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장마당이나 이른바 ‘돈주’들이 실질적 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것 등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보면 현재 북한의 상황이 ‘도이모이’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리춘푸 중국 난카이대 교수는 지난 1970년대 말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 사례를 분석하면서 당시 중국의 대외환경이 지금 북한의 상황과는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당시 소련과 대립 중이던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오히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춘푸 중국 난카이대 교수: 중국의 경우 핵보유가 역설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도 이뤄내고 개혁개방으로 간 사례입니다. 북한의 상황과는 다릅니다. 북한은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 큰 제재를 받았습니다. 저는 전례없는 강력한 제재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 데 일조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리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로 빈곤하게 남는 것과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선택지 가운데 후자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면서 어떻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제재완화를 이끌어낼 것인지가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동유럽 사례들도 소개됐습니다.

니콜라스 레비 폴란드과학원 교수는 1989년 체제를 전환한 폴란드, 즉 뽈스까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체제전환의 성공 여부는 결국 경제정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니콜라스 레비 폴란드과학원 교수: 폴란드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입니다. 결국 폴란드 경제에 엄청난 여파를 미쳤습니다.

체제 전환에 미국 등 해외로 이주한 폴란드인들의 역할이 컸다면서 해외에 나가있는 북한 주민들이 경제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체코, 즉 체스꼬의 교육기관이자 연구소인 CEVRO의 지리 코작 이사도 경제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변화 없이 독재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 아래에서 경제적 전환만 일어난다고 인권 개선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리 코작 CEVRO 이사: 경제적으로 아무리 시장이 자유롭다해도 인권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독재정권 하에서의 경제발전은 결국 독재정권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경제적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들이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신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독일 내 북한 인권단체 ‘사람(SARAM)’의 니콜라이 쉬프레켈스 대표는 알려진 것과 달리 통일 이전 동독과 현재의 북한 사이에는 다른 점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쉬프레켈스 대표는 “현재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은 당시 동독과는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하다”면서 “동독에는 북한과 같은 정치범 수용소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독 주민들이 서독의 높은 생활수준과 발전된 경제 수준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 이후 많은 부작용을 겪었다면서 체제전환에 대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Source: rfa_rss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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